12월에 오래사귄 여친과 헤어진 후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이 35세, 인맥도 좁은 처지에 여자소개받기 어렵더군요.
정말 고맙게도 사촌동생의 주선으로 소개팅(선?)을 한번 보긴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도 선뜻 소개해주는것을 부담스러워하는거 같다는 느낌을 받을때쯤 친구의 한마디가 귀에 꽂혔습니다.
'소개팅 어플 한번 해봐~ 나도 그렇게 사귀었었어~'
흠.. 소개팅 어플은 다 사기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믿을만한 친구가 그런말을 하니 솔깃했습니다.
이것도 인생의 경험이다 생각하고 함 해보자! 하고 눈떠보니 1주일만에 20만원을 결제했네요.
그래도 아깝다고 생각은 안드는 것은 나름 오랜만에 설레는 감정도 느껴봤고, 실제로 연락처를 주고 받은 인연도 있고, 제 자신을 냉정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일주일 경험이지만 소개팅 어플을 한문장으로 정의한다면 '프로필사진으로 서로 낚고 낚이는 낚시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 로션, 스킨도 안바르고 머리도 커트만 하고 전혀 손대지 않고 다녔었지만 나름 '나 정도 인물이면 충분하지 머'하며 낙관하고 살았는데, 소개팅 어플안에서 철저하게 깨지면서 남자도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부딪혀보고 깨지면서 느끼는 것은 정말 다르더군요.
가장 중요한 프로필사진 한장을 찍기위해 미용실에서 7만원짜리 퍼머를 하고, 164cm 높이의 삼각대를 샀습니다.
삼각대는 핸드폰 사진을 벗어나기 위한 아이템인데, 살때는 조금 비싸다 생각했지만 지금보면 정말 잘한 일이었습니다.
강한 형광등 조명+키높이 삼각대+소니 a7 카메라+셀피 보정앱이 결합되니 연예인 화보 부럽지 않은 사진이 나오더군요.
사진 변경 후 현재 2명 정도 매칭이 성사되었고 그 중 한명과는 긍정적으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어플은 앱스토어 기준 상위 20개 어플을 골고루 결제하며 사용했는데, 실제 매칭이 성사된건 정오의 데이트와 코코아북 2개 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사용자가 많아야 서로에게 노출이 자주되고 매칭 성사율도 높은거 같습니다.
다만 정오의 데이트는 과금요소가 심각하게 많은 반면, 코코아북은 과금요소가 거의 없고 과금을 해도 휴면유저와 매칭이 된다거나 하면 포인트차감이 안되서 좋더군요.
그리고 심쿵이라는 어플이 있는데, 이건 아주 미스테리한 어플입니다. 사용자도 많고 관심받았다는 알람도 자주 오는데 최종매칭은 전혀 안됩니다. 알바나 봇을 돌리는거 같은데 심증만 있을뿐이고 쓸수록 불쾌해지는 어플입니다. 과금요소도 엄청나구요.
뻘글이긴 하지만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주저리주저리 쓰고 갑니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또 후기 남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