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2일 토요일

7년차 HR담당자의 고민

답답한 마음에 썰 좀 풀어보려고 해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중견기업에 입사해서 3년 반 개고생하고 나름 대기업을 거쳐 현재는 벤처게임업체에서 인사/총무팀장을 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경력으로 치면 7년차 정도 되네요.
요새 고민 중 하나가 신입사원들과 직장생활에 대한 가치관 공유가 잘 안되는 점이에요. 오늘 블라인드에 업계 동향을 파악하러 들어갔더니 한눈에 누가 썻는지 알수있는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이제 입사한지 2개월 좀 넘은 신입사원이 쓴 글인데, 본인이 맡은 업무가 맘에 들지 않는다. 마케팅직무인줄 알고 왔는데 다른 업무가 섞여있다, 커리어를 망칠까봐 두렵다, 인사팀장한테 얘기했는데 뻔한 이야기만 한다. 뭐 이런 얘기더라구요. 흠..
전 속이 뒤틀리고 너무나 괘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주일전쯤 요새 표정이 안좋길래 불러서 일대일로 면담을 하고, 앞으로 2주안에 업무조정이 있을 예정이고, 알다시피 사람도 뽑아놨다. 좋아질 일만 있다. 이야기를 하고 알아들었는줄 알았는데 속으로는 전혀 귀담아 듣지 않은거지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신입사원이 일을 골라서 하고 싶다는 것도 그렇고, 본인을 위해 업무조정을 해주겠다고 인사팀장이 약속까지 했는데 회사 뒷담화를 하고 다니고, 입사 2개월만에 커리어를 걱정한다니요?
최소 3년은 밑바닥부터 굴러봐야 커리어 운운할수 있는거 아닌가요? 꼰대같은 생각인가요?
하고 싶다는 일이 마케팅 전담하면서 광고대행사들 주무르고 싶다는 건데, 이게 신입사원이 할만한 생각인가요? 당장 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대체 무슨 마케팅을 하고 싶다는건지..
지금 마음같아선 어서 제발로 나가줬으면 합니다. 이런 정신상태로 회사일이나 제대로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친구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다들 왕자, 공주대접을 받으면서 자랐는지 일배우느라 정신없어야 할 신입사원들이 불평불만이 엄청납니다.
정말 꼰대가 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멍청이라 3년 넘게 매일 화장실 청소하고 쓰레기통 비우고 눈치우면서 일배웠는줄 아냐. 니들이 무슨 기술이 있고 전문지식이 있냐. 당장 나가면 취업못해서 인턴만 1,2년씩하고 있으면서 정작 일시키면 뭔 불평불만이 그리 많냐. 아무리 사람이 초심을 잃기 쉽다지만 2개월을 못넘기고 딴소리하냐..'
아무래도 전 꼰대 맞는거 같습니다. 글쓰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지네요.
제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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